트럼프의 비정상 발언에 침묵하는 세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뻔뻔함과 방약무인함이 도를 넘는 수준이다. 이번에는 기존의 방위 조약을 문제 삼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국 위기 시) 나토 회원국들이 우리를 도와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물론 그들은 그렇게 해야 하지만, 저는 확신할 수가 없네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국은 일본을 보호해야 하는 반면, 일본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체 이런 협정을 누가 만든 거죠?"
그런데 그때 그 조약을 일본이나 유럽 국가가 주도해서 만들었던 것일까?
사실은 미국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강제한 내용이다. 비록 그 내용이 지금의 기준에서 일방적이라 해도, 그때의 미국은 자신들의 위상을 뽐내는 수단으로 그 조약을 활용했던 시절이다.
정신병이 걸린 게 아니라면 트럼프의 말은 상식을 크게 벗어난 말이다. 그들이 정신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게, 지금 그의 측근 중 한 명도 그런 발언의 문제점을 트럼프와 얘기하지도 않아, 며칠이 지난 시점임에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한 대통령 발언 정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명확한 정신질환 증세고 위험한 집단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집단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이나 일본 측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 미국에 대고 직접적인 대응을 하기는 쉽지 않다. 유럽은 전쟁에서 도움을 받았고, 일본은 패전국으로 미국은 점령군으로 맺어진 협정인 탓이다. 그들은 트럼프의 말이 거칠어도 이 부분과 관련해 마땅한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입장
문제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한국이다. 미국이 확연할 정도로 정상적인 국가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는데, 상호방위조약이라는 무거운 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거의 분명하게 '악의 축' 국가다. 한국의 미래를 위함은 물론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누군가가 미국 정부의 무도한 행태를 꾸짖을 수 있는 위치에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그 역할에 적당한 국가가 한국일 것으로 생각한다.
역사적 선례: 드골과 나토
비슷한 선례로 1966년 프랑스 드골 대통령은 나토(NATO)의 일원으로 남되, 미국 주도의 군사통제에서 벗어나겠다며 나토의 군사기구에서 탈퇴했다. 이는 미국 일변도의 안보체제에 균열을 냈지만, 동시에 프랑스가 자국 안보와 외교적 자율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이 처한 딜레마 ― 미국이 비정상적 행태를 보여도 동맹의 틀 안에 묶여 있다는 점 ― 과 연결해 볼 때 참고할 바가 있다.